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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십자도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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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4-06-13


 


[한국인권신문] 서울 구로구는 지난해 8월 경인로와 신도림로를 잇는 폭 35m, 길이 347m의 왕복 6차선 도로를 개통했다. 예산 부족에 따른 보상 지연 등으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된 지 35년 만에 개통이었다.

이 도로는 그 모양이 한자의 ‘열 십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십자도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구는 십자도로 개통으로 지역 간 균형발전은 물론, 경인로의 차량정체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본 기자는 업무상 대림동과 신도림동을 하루에도 서너 차례 차량으로 왕복한다. 십자도로가 개통되면서 두 곳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꽤 짧아졌다. 이전에는 상시 혼잡구간인 경인로를 이용해 우회해서 다녀야 했지만, 지금은 대림동에서 거리공원을 지나 십자도로를 직선으로 달리면 신도림동에 도착한다.


그런데 구로구의 애초 기대와는 다르게, 십자도로 개통 이후에도 정작 경인로의 차량정체는 크게 나아진 게 없어 보였다.

십자도로는 늘 한산하다. 오가는 차도 많지 않고 심지어 주변에 사람들의 모습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때론 6차선의 넓은 도로를 기자 혼자만 달릴 때도 있었다. 아직은 도로 개통에 대한 홍보가 덜 된 탓일 수 있다.

지난 5월 24일(토), 경인로의 정체가 심한 토요일 오후에 십자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수를 직접 세어보았다. 10분 동안 경인로에서 신도림로 방향으로 이동한 차량은 약 50대, 1분에 5대꼴에 그쳤다.
 
반면, 같은 시각 경인로는 여니 때와 다름없이 차량으로 붐비고 있었다. 십자도로가 ‘경인로의 교통체증 해소’라는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힘든 상황이었다. 
 

또한, 십자도로 중간지점에 위치한 건널목에서는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이 여럿, 눈에 띄었다. 넓은 도로임에도 운행 차량이 적고, 보행자도 몇 안 되다 보니 벌어지는 위반 행위였다. 특히, 야간에는 교통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커 보였다.
 

지난 2012년 구로구가 주최한 ‘500인의 원탁토론회’에서 한 주민은 “신도림동이 주변 아파트나 상업시설에 비해 녹지공간이 부족하다. 십자도로를 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원활한 교통 소통보다는 쾌적한 녹지환경이 주민의 삶을 더 넉넉하게 만든다는 취지의 제안으로 보인다.
 
구로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십자도로 개설에 들어간 보상비(400억)와 공사비(35억)를 합친 총사업비는 무려 450억여 원에 이른다. 또 구로구는 앞으로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2차 도로(신도림로~신도림동 276-59)를 개설하려면 약 700여억 원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사업완료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구로구에 있는 전철 1호선 구로역은 인천과 수원의 환승역으로 이용객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시설 노후와 공간확보의 어려움으로 타 역보다 장애인을 포함한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플랫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구로역 이용을 꺼리고 있다.      
 
전철역 편의시설 설치에 대해 구로구가 결정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십자도로 개통사업에 예산 확보를 위해 서울시를 꾸준히 설득했던 구로구의 의지라면, 구로역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늘리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앞서 ‘500인의 원탁토론회’에서 토론회 의제 중 “구로구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길 바라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21.7%의 주민이 “현실감 있는 복지 대책 강화(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차상위계층, 은퇴자)를 꼽았다. “상습교통체증 해소, 도로환경개선(주차난)”을 택한 응답자는 13.2%였다.
 
구로구 주민들은 ‘차가 행복한 구로’보다는 ‘사람이 행복한 구로’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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